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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당 풍습과 굿판

서울 한양굿판의 악사

서울 한양굿판의 악사

서울 한양굿판의 악사
서울 한양굿판의 악사

서울 굿의 음악은 남성 악사들이 연주합니다. 이들 악사들은 전문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이고, 집안 대대로 음악을 세습하는 세습음악인(hereditary musicians)입니다. 서울 굿판의 남성 악사를 '산이(사니)' 혹은 '전악(典樂)'이라고 합니다. '산(山)이'라는 명칭은 '산 속에 사는 중이나 도사'라는 불가의 용어에서 비롯된 것인 듯 합니다. 산방(山房, mountain clubs)의 우두머리인 산주(山主, head)를 의미하던 것이 굿판의 남성 악사를 가리키는 용어로 된 것입니다. '전악'이란 명칭은 궁중음악의 영향인데, 예전에는 궁중의 악사(court musicians)를 전악이라고 했습니다. 서울 굿의 악사들은 집안 대대로 음악을 전승하는 세습음악집안 출신입니다. 아버지의 음악이 아들에게 전해지고, 또 그 아들에게 전해지는 방식으로 음악이 전승됩니다. 즉, 집안의 남성들이 전승합니다. 음악가가 천한 직업으로 여겨지던 조선시대에는 음악가의 직업은 집안 대대로 세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 굿판의 악사들은 궁중의 악사와도 음악적 교류가 있었습니다. 제한된 인원의 음악가 사회에서 궁중의 악사는 민간에서도 연주를 했고, 서로 간에 음악을 듣고 배우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 굿판의 악사를 전악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서울 굿판에서는 궁중에서 연주되던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악사당주의 역할

서울 굿판에서 음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이를 악사당주(樂士堂主, master musician of shrine)라고 부릅니다. 악사당주는 굿에서 주로 주선율(main melody)을 연주하는 피리(double-reed bamboo oboe)를 연주하면서 음악을 이끕니다. 전통음악에서는 피리가 주선율을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여러 명이 합주할 경우에는 피리 연주자 중에서도 음악을 연주하는 목피리(first oboe)를 부는 악사가 음악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합니다. 악사당주는 마을굿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보통 당(堂, shrine)을 지키는 당주(master of shrine)가 굿날을 잡으면 악사당주에게 악사뿐만 아니라 굿을 주재할 만신(female shaman)까지 초빙을 부탁합니다. 악사당주는 굿의 경비나 규모를 고려하여 악사와 만신을 초빙하게 됩니다. 이 때 악사당주는 악사의 음악적 능력과 만신의 굿 주재 능력을 파악하여 누구를 부를지를 결정합니다. 결국 악사당주는 악사와 만신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굿의 흐름을 원활하게 음악을 연주하여야 합니다. 악사당주는 또한 굿의 재정적인 부분도 책임져서 다른 악사와 만신에게 경비를 나누는 일까지 도맡아 합니다.

현재 서울 굿의 악사당주

현재 서울 굿의 악사당주로 유명한 이들로 갈매동 도당굿(village ritual in Galmedong,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5호)의 허용업, 행당동 아기씨당굿(village ritual in Haengdangdong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3호)의 최형근, 봉화산 도당굿(village ritual in Bonghwa Mountain,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4호)의 김광수, 마포 밤섬 부군당굿(village ritual in Bamsoem Island,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5호)의 김찬섭 등이 있습니다. 서울은 강신무당권이지만 세습 악사에 의해 전승됩니다. 서울 악사들은 궁중과의 상호교류를 통해 전통적인 음악을 연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