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무당 풍습과 굿판

만세바지 무가 특징과 설명

만세바지 무가 특징과 설명

만세바지 무가 특징과 설명
만세바지 무가 특징과 설명

만세바지 무가는 굿판에 신을 청하는 청배무가로서, 황해도 무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노래입니다. 만세바지는 만수받이라고도 합니다. 이는 무가를 부르는 방식을 지칭하는 것이면서 그 노래에 딸리는 장단을 가리키는 명칭이기도 합니다. 만세바지는 '만세'와 '바지'의 합성어입니다. '만세(萬歲)' 혹은 '만수(萬壽)'는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의미입니다. '바지(받이)'는 만신이 앞소리를 메기면 장고잽이가 뒷소리를 '받는다'에서 나온 말로서 '바라지'라고도 합니다. 즉, 만세바지는 그 명칭에서 이 노래의 주제('수명장수')와 음악적 형식('메기고 받는 형식')을 함축한 것입니다. 만세바지의 장단은 '산유장단' 혹은 '모뇨리장단'이라고도 합니다. 이는 10/8박자로 흔히 판소리나 산조 등의 민속음악에서는 '엇모리'라고 하는 장단입니다. 이런 10박 계통의 장단은 우리 장단 중에서도 매우 오래된 장단에 속한다. 특히 판소리에서는 중이나 장수 등 범상치 않은 인물이 나올 때 엇모리 장단으로 극적 분위기를 표현합니다.

만세바지의 음악적 특징

만세바지는 만신이 굿의 첫머리에 신에게 굿하는 의미를 전달하는 내용을 노래 합니다. 즉, 이 노래는 신과의 소통(communication)을 이루는 코드인 것입니다. 이는 또한 굿판의 단골들에게는 그 굿에 강림하는 신들을 열거함으로써 굿판이라는 공간의 신성성을 확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만세바지의 음악적 특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 첫째, 한 옥타브 이내의 좁은 음역에서 순차진행으로 부르는 선율을 갖습니다.
  • 둘째, 3-4개의 선율형이 계속적으로 반복됩니다.
  • 셋째, 음악적 기교를 최대한 억제하고, 일자일음식(가사 한 자에 하나의 음정이 붙는 가창방식)으로
  • 노랫말의 명확한 전달을 중시합니다.
  • 넷째, 제한된 음정과 창법에 의한 노래입니다.
  • 다섯째, 기본 장구형의 계속되는 반복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만세바지는 만신의 음악적 창조성을 최소화한 지극히 형식적이고도 오래된 노래입니다. 이렇게 예술성을 억제한 노래는 카톨릭의 그레고리안 성가나 이슬람의 코란 낭송 등에서도 나타납니다. 이런 특성은 세계 종교음악의 보편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만세바지는 노래의 예술성보다는 종교적인 효율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신의 메시지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만신이 신과의 소통코드를 확립하기 위한 엄숙하고 신성한 노래인 것입니다.

만세바지 무가의 종류와 역사

만세바지 무가에는 만세바지 긴만세바지 자진만세바지의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만세바지는 만세바지장단 혹은 산유만세장단이라고 하는 보통 빠르기의 10/8박자 장단에 얹어 부릅니다. 긴만세바지는 조금 느린 12/8박자 장단에 얹어 부릅니다. 자진만세바지는 조금 빠른 4/4박자 장단에 얹어 부릅니다. 이렇게 세 종류의 만세바지 무가는 노래의 빠르기에 따라 느린 긴만세바지 보통 빠르기의 만세바지 - 빠른 자진만세바지의 세 틀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음악의 빠르기에 의해 세 틀을 이루는 형식을 '세틀[三機]형식'이라 합니다. 이는 고려가요에서부터 보이는 매우 오래된 음악형식입니다. 이런 세틀형식은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전승됩니다. 전통적인 가곡의 원형이 되는 느린 만대엽(慢大葉), 보통 빠르기의 중대엽(中大葉), 빠른 삭대엽(數大葉)의 세틀형식입니다. 영산회상은 상영산(上靈山)-중영산(中靈山)-세영산(細靈山)의 세틀형식이 기본입니다. 판소리나 산조의 진양조-중모리-자진모리 등의 음악형식으로도 이어집니다. 이로 미루어 만세바지 무가는 매우 오래된 것을 알 수 있고, 고려시대 음악형식의 유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황해도와 경기 북부가 고려시대의 도읍지였던 개성을 중심으로한 고려 음악문화의 유산을 간직한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 만세바지 무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