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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당 풍습과 굿판

전라도 무가, 판소리의 기반이 되다

전라도 무가, 판소리의 기반이 되다

전라도 무가, 판소리의 기반이 되다

전라도 무당이 부르는 노래는 판소리(epic vocal genre)의 모태가 된다고 합니다. 이전 시간에도 몇 번 들었지만 전라도 무당의 노래는 예술성의 극치를 이룹니다. 전라도에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여성으로 흔히 '진도의 3례(The three 'rye's on Jindo Island)'를 듭니다. 이전에 몇 번 들었던 진도 당골인 김대례 외에 진도 당골인 채정례와 국가무형문화재 남도들노래(farming song in southern procince)의 예능보유자였던 조공례 이렇게 3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이름의 마지막 자가 '례' 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들 3명을 '진도의 3례'로 듭니다. 전라도 무당의 노래는 남도음악의 특징인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습니다. 지방에 따라 언어에 사투리가 있듯이, 지방에 따라 음악은 그 특징을 달리 하고 이를 '음악학에는' '토리'라고 합니다. 각 지방의 '토리'는 그 지방을 대표하는 민요에 담겨 있습니다. 서울 소리는 '경토리'라고 합니다. 황해도와 평안도의 서도지방 소리는 '수심가토리'라고 합니다. 강원도와 경상도의 동부지방 소리는 '메나리토리'라고 합니다. 전라도를 대표하는 민요가 육자배기(lit. 'six-beat song')이고, 전라도의 음악어법을 '육자배기토리'라고 합니다.

전라도 무가, 한과 신명을 담다

육자배기토리는 굵게 떠는 소리(vibrating tone)나 극적으로 꺾는 소리(gliding tone)를 특징으로 합니다. 이런 음악적 특징으로 육자배기토리는 매우 격하게 감정을 표현합니다. 육자배기토리는 흔히 '남도 계면조(界面調)'라고도 합니다. 이는 판소리 · 산조(solo instrumental music)의 계면조나 정악(classical music)의 계면조의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계면조는 서양음악의 단조(minor)처럼 슬픈 느낌을 주는 악조입니다. 계면조는 슬픈 느낌으로 인해 눈물이 흘러서 '눈물이 흘러 얼굴의 경계[界面]를 이룬다'고 해서 경계 계 자, 얼굴 면 자를 써서 계면조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라도 무가는 육자배기토리로 된 가락을 통해 한(sorrowfulness)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전라도에는 죽은 이를 위한 씻김굿(shamanic séance)이 많다고 했습니다. 죽은 이를 애도하기 위한 씻김굿에서 육자배기토리로 된 슬픔 느낌을 주는 노래를 많이 부르는 것입니다. 물론 전라도 굿이라고 모두 슬픈 느낌을 주는 육자배기토리로 된 노래만 부르는 건 아닙니다. 씻김굿은 죽은 이를 위한 굿이지만 산 자를 위한 굿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굿판에 모인 이들을 즐겁게 위로해 주는 노래도 있기 마련입니다. 전라도 굿판에서 부르는 노래 중에 민간에도 널리 퍼진 노래가 성주풀이입니다. 성주풀이는 본래 집안의 수호신인 성주신(household guardian deity)의 근본을 풀어내는 노래입니다. 성주신이 본래 거주하는 곳은 경상도 안동 제비원(swallow town)입니다. 성주신은 인간의 집을 지어주고 집안을 수호하는 신입니다. 전통가옥에서 성주신은 대청 대들보 위에 거주합니다. 대청에 마른 명태를 달아 놓는 것은 성주신에게 바치는 제물입니다. 성주풀이는 흥겨운 가락으로 부릅니다. 그렇기에 이 노래는 굿판뿐만 아니라 민간의 잔치 등에서도 부르는 노래가 된 것입니다.

전라도 무가, 예술성을 인정받다

'미스 트롯'으로 유명한 송가인과 그의 첫 스승이 전라도 무당의 노래는 판소리의 모태가 될 정도로 뛰어난 예술성을 간직했습니다. 전라도 무가는 남도지방의 음악적 특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죽은 이의 한을 씻어주기 위한 애절한 가락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산 자의 행복을 기원하기 위한 흥겨운 가락도 있습니다. 전라도 무가는 한과 신명이 어우러지는 예술성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오늘은 전라도의 무가를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