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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당 풍습과 굿판

충청도의 굿과 음악

충청도의 세습무 전통

충청도의 굿과 음악
충청도의 굿과 음악

충청도에는 세습무당(hereditary shaman)인 당골과 강신무당(spirit-descended shaman)인 법사(法師)의 전통이 양존합니다. 오늘은 요즘 충청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세습무의 굿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충청도 은산 별신제 영상 보겠습니다. 충청도에는 전라도와 마찬가지로 세습무당인 당골이 있었습니다. 당골은 다른 세습무당과 마찬가지로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전승되는 당골판(shaman area)과 굿음악을 지켜왔습니다. 세습무당이 점차로 사라지는 현실에서 충청도 당골은 이제는 거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은산 별신제

충청도 은산에서는 매년 소제(small scale ritual)인 유교식 제사, 즉 산제(mountain ritual)를 지내고, 3년마다 대제(large scale ritual)인 별신제를 거행했습니다. 하루만 지내는 소제와 달리 대제는 나흘 이상을 무당의 굿과 풍물패(percussion band music)의 흥겨운 음악으로 성대하게 거행합니다. 은산 별신제는 나당군에 항전하던 백제군의 위령을 추모하는 위령제라고 합니다. 별신제 사당에 모신 복신장군은 백제 재건에 힘썼던 백제 30대 임금인 무왕의 종자인 귀실복신(鬼室福信)입니다. 토진대사도 역시 백제 재건에 힘썼던 도탐대사(道探大師)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마을의 노인들에 따르면 은산이 예전에는 백제 부흥을 위해 싸우던 싸움터였으며 많은 백제군인들이 전사한 곳이라고 합니다. 죽은 백제군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 은산 별신제입니다. 충청도 은산별신제 영상 보겠습니다. 은산 별신제는 은산 주민만이 아니라 이웃 마을의 주민까지 참여하는 축제의 장입니다. 예전에는 별신제 기간 중에는 사당패(itinerant entertainment group), 탈춤패(mask dance group), 창극단(Korean style opera), 써커스단 등이 공연을 벌였다고 합니다. 임방울이나 이화중선과 같은 당대 최고의 판소리 명창들이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수많은 놀이패들이 은산 별신제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재도 별신굿판을 중심으로 전수회관 주변에서 노래자랑, 줄다리기, 운동경기 등의 행사를 거행하고, 은산교 부근에 큰 난장이 서는 마을축제입니다. 사진은 1939년에 찍은 은산 별신제 기념사진입니다. 일제강점기에도 성대하게 별신제를 거행했던 흔적입니다. 현재 은산 별신제는 농악패와 삼현육각패(ensemble music band)가 어우러져서 음악을 연주합니다. 농악패는 각종 행렬에서 연주하고, 주민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연주합니다. 삼현육각은 별신제 행사 중에서 무당이 거행하는 별신굿의 노래와 춤을 반주합니다.

은산 별신굿의 음악

은산 별신굿의 음악은 전라도 굿음악과 마찬가지로 육자배기토리(musical idiom of southern province)로 되어 있습니다. 장단도 대부분 전라도 굿음악에서 연주하는 장단과 같습니다. 이 지역의 굿음악이 전라도 굿음악과 같은 음악권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충청도 은산별신제 영상 보겠습니다. 예전에 은산 별신굿의 주무는 부여 지방의 전형적인 세습무당이었던 이어인련입니다. 사람 이름을 '어인 년(어떤 년)'이라고 지었으니, 예전에 우리 여인네들이 얼마나 무시를 받으며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판소리(epic vocal genre) 5명창의 하나로 이름을 날렸던 이동백이 이어인련의 육촌 오빠입니다. 이동백은 지금은 전승이 끊긴 충청도제(Chungcheong Province style) 판소리, 즉 중고제 판소리의 명창입니다. 이어인련은 은산 별신굿을 대대로 내려받은 당골이었으며 1966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9호 은산 별신제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습니다. 그의 음악은 2002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행한 CD 은산별신굿에 수록되어 남아있습니다. 1978년에 촬영된 영상인데요. 충청도 당골 이어인련과 손녀 최매순의 노래 보겠습니다. 충청도는 예전부터 전라도와 마찬가지로 세습무당인 당골이 있었습니다. 그 흔적을 은산 별신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충청도 당골은 거의 찾기가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전통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아쉬운 상황입니다.